
1. 투구 분석에 앞서 올 시즌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준 오승환의 장, 단점을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오승환의 어떤 곳에서 파워가 나오는지, 또 약간 부족해 보이는 곳은 어디이며,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좋은 점은 어떤 것인지 같이 공부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타자를 대하는 모습에서부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찬 자세다. 어깨를 쭉 펴고 우뚝 서서 타자를 노려보는 모습이 굉장한 위압감을 준다.

2. 왼발을 들어올리는 키킹동작은 매우 느리다. 서서히 가속도를 붙이는 과정으로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대부분 처음 키킹동작을 천천히 가져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글러브를 낀 왼손이 조금 빠르게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지만 발을 드는 동작과 리듬이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 글러브의 위치가 높아 보이지만 손은 가슴 부위에 모아져 있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 투수로서 크지 않은 키(178cm)를 커버하기 위해 왼발을 최대한 높이 올려 힘을 비축하고 있다. 이때 항상 강조하는 축족(오른발)의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무릎도 굽혀지지 않아 상체의 힘을 하체가 100% 지탱하고 있다.
이 동작에서 왼팔이 무릎 밖으로 나가면 힘이 분산되는데 오승환은 양 팔꿈치를 좁히면서 무릎 안쪽으로 넣고 있다. 즉 힘의 소비가 전혀 보이지 않는 파워풀한 동작이다.

4. 수직으로 올라간 중심을 뒤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축족의 무릎을 약간 굽히면서 엉덩이, 글러브를 낀 왼손을 차례로 2루 쪽으로 틀면서 자연스럽게 어깨가 돌아가고, 허리가 스프링처럼 꼬여 있다. 허리의 꼬임은 마지막 순간 파워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5. 엉덩이의 리드가 조금 빠른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상체의 기울기가 심한 편이다. 상체는 기울어 있지만 머리는 제 자리를 지키고 있어 전체적인 밸런스는 안정적이다.
이렇게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지면 던지는 손과 글러브 위치도 낮아질 수 밖에 없고, 결국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도 낮아진다. 공의 각도가 밋밋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런 흐트러진 동작에도 불구하고 몸통의 꼬임만은 잘 유지하고 있다.

6. 하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축족 허벅지를 잘 보면 강한 힘을 받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오른쪽 허벅지에 총 집결된 힘이 곧이어 왼발과 오른팔에 폭발적으로 전달될 것이 미리 그려진다.

7. 조금 흔들렸던 자세는 두 팔이 대칭으로 펴지면서 완벽에 가까운 폼으로 만들어졌다. 약간 낮았던 글러브가 어께 높이로 올라갔고, 동시에 뒷발이 펴지면서 힘을 앞으로 잔달하고 있다. 신체의 모든 부분이 강하게 전진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머리의 위치는 조용히 머물러 있는 것이 눈에 띈다.

8. 높이 올린 글러브를 아래로 당기면서 반대로 밑에 있던 오른손을 위로 들어 올리는 이상적인 위치 변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걱정했던 낮은 팔의 위치는 자연스럽게 파워포지션을 만들었다.
이러한 동작이 약간 투박해 보이지만(투박하다는 것은, 유연함보다는 힘으로 던지는 느낌이 강하다는 뜻), 무리 없이 자신만의 동작으로 잘 소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오승환의 하체인데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견고함이 돋보인다.

9. 움직임이 전혀 없는 왼 무릎과 발이 강한 전진운동을 하는 상체를 굳건히 받쳐주고 있다. 이러한 하체의 안정감이 강한 공과 좋은 제구력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10. 개구리가 움추렸다가 높이 뛰어 오르는 것처럼 오승환도 공을 뿌리고 난 뒤 몸이 솟구쳐 오르고 있다. 더 강한 추진력을 만들어 내려는 동작이다. 전체적으로 강한 힘이 느끼지는 투구 연속동작이다.
양상문(50, 前 롯데 자이언츠 감독) /



